물리적 거리라는 장벽 속 협업에 대한 고민
지난 회고의 마지막 부분에서 언급하였듯, 1년 동안 팀을 이끌어가며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팀의 Alignment'이었다. 우리 팀원들은 모두 물리적으로 떨어져 작업한다. 각자의 공간에서 몰입하는 것도 좋지만, 서로가 지금 무엇을 고민하는지, 어떤 작업을 하고 있는지 실시간으로 체감하기 어렵다는 점이 늘 발목을 잡았다. (학교의 창업 사무실에 있으면서 다른 팀들이 옆에서 곧바로 소통하고 일하곤 하는 모습이 항상 부러운 부분 중 하나였다)
텍스트 너머의 인간미 없는(?) 협업은 결국 팀 내 Align이 어려운 환경을 만들었고, 7일마다 돌아오는 정기 회의는 밀린 소식들을 공유하느라 정작 중요한 의사결정에는 에너지를 쏟지 못하는 구조가 되어버렸다.(사실 작년 한 해 동안 거의 모르고 살다 11월, 팀이 전부 모여 얘기할 때 절실히 느꼈다. 팀이 모여서 얘기할 때 그 시너지와 거울뉴런을 통해 연결되는 느낌은 잊지 못한다) 그래서 단순히 업무를 전달하는 시간이 아니라, 우리가 '함께'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가상 오피스가 필요했다. 그러다 협업 툴로서의 디스코드 활용 사례를 접하게 되었고(해외에서는 꽤 흔한듯...?), 이를 우리 팀만의 색깔로 개편해보기로 했다.
우리 팀만을 위한 커스텀 환경 구축
1. 텍스트 채널과 포럼
기존에는 카카오톡과 노션을 혼용했다. (보통 슬랙을 많이 쓰긴 하는데, 무료는 30일 채팅 기록만 열람가능하기에 학생창업팀 입장에서 월고정비를 최소화하고자 함) 하지만 카카오톡은 휘발성이 강해 중요한 논의가 묻히기 일쑤였고, 노션은 기록의 보존성은 좋으나 매번 페이지를 생성해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컸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디스코드의 기능을 세분화했다.
텍스트 채널: 7일이라는 시간은 스타트업에게 너무 길다. 자잘한 소식들은 실시간으로 디스코드 채널에 공유하여 팀 전체의 상태를 동기화하도록 구상했다. 접근성이 높은 카카오톡은 정말 긴급한 상황에만 사용하기로 규칙을 정했다. (아무래도 카톡은 사적인 면이 높기에 업무용 메신저로서 분리는 필요하다고 생각)
포럼(Forum): 아이디어나 기술적 이슈는 디스코드의 '포럼' 기능을 활용하기로 했다. 노션 DB에 추가하는 방식보다 훨씬 가볍게 스레드를 생성할 수 있고, 태그를 통해 나중에 회고하기도 용이하다.
2. 음성 채널과 음악 라운지
원격 근무의 가장 큰 단점인 고립감을 해소하기 위해 '음악 라운지'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이른바 '모각코/모각작(모여서 각자 코딩/작업)' 환경을 조성한 것이다.
음악 라운지: 일하는 중임을 알리는 신호이자, 논의가 필요할 때 즉각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다.
Jockie Music봇을 연동해 광고 없이 음악을 공유하며 작업 효율을 높이고자 했다.
(생각보다 너무 잘 이용해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다...ㅎㅎ)회의 간소화: 평소 디스코드를 통해 충분히 동기화가 이뤄지니, 정기 회의는 더 이상 단순 주간 소식 정리보다는 핵심 업무 위주로, 깊이 있는 논의가 필요한 부분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3. 디스코드의 다양한 서드파티 생태계
한편 단순한 툴 도입을 넘어, 우리 팀의 에너지를 관리해 줄 전용 봇을 제작해보았다. (생각보다 배포도 간단해서 바이브코딩으로 30분 정도 걸린 것 같다??) 그외 다른 전문 봇들은 업무 효율성과 기술 트렌드를 위해 추가해두었다.
전용 봇:
discord.py와aiohttp를 기반으로 개발되었으며,Koyeb을 통해 24시간 중단 없이 작동하도록 배포했다. (기존에 비슷한 고민을 하신 분의 자료 덕분에 오래 걸리지 않았다) 우선은 음성 채널의 입장과 퇴장을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인삿말과 덕담을 해주도록 했다.
이후엔 외부 API와 연계하여 회의 기록 및 요약도 할 수 있도록 확장해보고자 한다!서버 로그
(잠들지 않도록 KOYEB_PUBLIC_DOMAIN으로 self ping을 보낼 것!)기타: 현재는 깃허브 Webhook 연결이나 Zapier로 Google Calendar와 연동한 일정 알림, MonitoRSS를 이용해 다른 스타트업의 기술 블로그나 AI 뉴스를 자동 포스팅하도록 설정 정도 해둔 상태다. 이건 디스코드의 생태계와 함께 앞으로 더욱 확장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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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 문화와 협업 툴의 필요성
디스코드를 도입하고 개편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팀 내 분위기는 눈에 띄게 달라졌다. 오프라인만큼은 아니더라도 빠른 소통이 가능해졌고, 무엇보다 "함께 일하고 있다"는 느낌이 생겼다.
디스코드가 가진 무한한 확장성은 우리가 필요한 기능을 직접 정의하고 구현할 수 있게 해주었다. 직접 개발한 봇은 우리 팀만의 따뜻한 문화를 만들고, 다양한 외부 연동 봇들은 업무에 재미와 유익함을 더해주고 있다. 이번 디스코드 개편을 계기로 우리 팀도 매일 더 힘차게 목표를 향해 달려 나갈 준비를 마쳤다. 앞으로 이 가상 오피스에서 만들어갈 미래가 더욱 기대된다. 오늘도 우리 팀은 열일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