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회고, 끊임없이 Goin' up, up, up 했던 순간들

 2025년 회고, 끊임없이 Goin' Up, up, up 했던 순간들

어느덧 2025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어째 매년 시간이 점점 빠르게 흐르는 기분인데, 1년 전의 나보다 훨씬 성장한 기분이라 느낌이 다르다.

항상 블로그를 시험 공부용, 정보 전달용으로 작성해왔지만 이번만큼은 내 경험을 온전히 반추해보고자 한다.



올해 있었던, 해왔던 일들을 정리해보면 크게 창업학업으로 나눌 수 있다.
세부적으로 보면 1년 동안 이렇게 많은 일을 다 했다고?! 싶은 생각이 드는데, 그 중에서도 특히 기억에 남는 부분들을 간략히 적어본다.

2025년 - 최고의 순간 요약

창업, 하반기 내 머릿속 80% 이상의 지분을 갖고 있는 키워드

1. 첫 지원사업 합격

2. 4개월 간 총 6건의 경진대회 수상

3. 기술벤처리더과정 11기

4. 상표 등록, 계약 등 사업화 활동들

5. 협력 업체, 투자자, 이외 멘토님, 다른 대표님과 미팅하고 교류했던 시간들

6. 3월부터 꾸준히 주간 회의를 진행하고, 주제를 찾고, 팀원들과 고민하던 시간들

+) 올 초에 했던 flutter 개발, 출시가 다가오며 현재 하는 그로스 마케팅 및 데이터 분석은 덤

서울 8번, 부산 1번, 인천 1번의 출장



학업, 어쩌다보니(?) 비중이 낮아졌지만 나름 고민하던 시간들

1. 첫 랩인턴

2. UGRP(Undergraduate Group Research Program) - f1tenth를 위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개발

3. 1일 1백준(작년 12월 ~ 올해 1월 5백준, 3백준을 하다가 바쁜 일로 정착...ㅎㅎ)

4. 블로그 작성(가을학기에 와서는 거의 시험기간에 몰아서 썼지만... 정리하는게 이해하기 유용!)

+) 뒤늦게 알게 되었지만 학교에서 크레마클럽 구독을 지원해준 덕에 ebook도 틈틈이 읽었다

작년 이맘때쯤 처음 골드를 달았는데, 어느덧 플레3 돌파

그외에 기업에서 프리랜서 형태로 일하면서 처음으로 내 스스로 유의미한 가치를 창출하고, 돈을 벌어본 해이기도 하다.


1월

첫 서비스 개발 개시 - flutter와 firebase 공부하기

이때까지만 해도 내 개발 실력을 높이는데 집중했던 것 같다. (1일 5백준은 와우...;; 작년 가을학기 컴퓨터 알고리즘을 수강하고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이라 문제 푸는데 혈안이 되어있었다)

작년 12월, 노마드코더의 플러터 강의를 거의 일주일? 정도만에 전부 봐버리고...
어떻게든 우리 서비스랑 비슷한 걸 만드는 예제를 찾아서 outline을 잡아갔던 순간이 기억에 남는다.
(배경 설명: AI와 대화를 통해 숨겨진 비밀을 찾아나가는 인터랙티브 추리 게임을 개발)
학교 수업을 영어로 해서 좋은 점: 무료 영어강의를 어떻게든 찾아서 들을 수 있다

지금이야 상도 많이 받고, 지원사업 수혜도 받았어서 인건비를 빼고는 풍족(?)하게 강의 쇼핑을 하면서 지낼 수 있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무료 강의를 그렇게 찾아다녔다


처음 내 손으로 만들어본 앱...
이 때에 비해 디자인, 기능들이 많이 추가되어 출시 전 선공개!


UGRP 시작 전... 기본 기술(ROS, Linux, Docker 익히기)

블로그를 작성하면서 알게 된 건데, 생각해보니 1월 이전까진 리눅스, 도커를 사용해본 경험이 없었다!
본격적으로 UGRP 연구를 하기 전에, 방학 때부터 준비하려고 공부했던 기억들...
(* UGRP 연구 주제는 f1tenth를 위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연구하는 것으로, f1tenth가 기본적으로 ROS라는 로봇을 위한 소프트웨어 스택을 사용하기에 자연스럽게 리눅스(무료라 로봇에서 사용됨), 도커로 넘어가게 되었다)

리눅스와 도커 공부


대학원 랩 인턴 시작, 기대와 걱정

대학원, 연구...라고 하면 뭔가 대단해보이기도 하고 ROS와 같은 기반 기술들이 나오는 곳이니... 내가 할 수 있을까 걱정도 많이 되었다.
처음 OT를 했던 날, 내가 뭘 할 수 있을까...마침 UGRP로 자율주행 관련해서 연구를 진행하니, 자율주행 관련 시뮬레이터를 한번 해보자! 생각해서 골랐던 CARLA simulator.

그런데 처음에 진짜 힘들었던 것 같다.
잘 정리된 가이드도 없고, 한글 자료는 당연히 많이 없을 뿐더러, 영어 자료 조차 별로 없었다.
환경 세팅을 하는 것부터가 난관의 연속이었다.
(마침 리눅스 공부하고 있다고 CARLA를 WSL2에 설치했는데, WSL이 그래픽카드를 지원하지 않아서 발생했던 헤프닝....ㅋㅋ)
솔직히 이때 인턴 기간이 4주인데, 1주일을 환경세팅을 하느라 날려버렸다는 생각에 초과근무도 하고..
올해 했던 많은 삽질 중에 1월의 비중이 20%쯤은 될듯하다.

CARLA 적응기

인턴 기간 중에 처음으로 (영어 수업 외) 영어로 논문 발표를 진행하기도 하고...
Dosovitskiy, A., Ros, G., Codevilla, F., Lopez, A., & Koltun, V. (2017, October). CARLA: An open urban driving simulator. In Conference on robot learning (pp. 1-16). PMLR.



2월

걱정과 다르게 무사히 마친 랩 인턴!

인턴 4주차, 마지막으로 그동안의 해온 전체적인 연구의 흐름을 정리하고 결과를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질의응답을 받으면서 다행히 1월에 해왔던 삽질(?)들 덕분에 막힘없이 답변을 할 수 있었다는 게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인턴 기간과 CES 기간이 겹쳤어서, 올해 CES는 엔비디아의 키노트가 가장 큰 이벤트였기에 거기에 영감을 받아 발표했다. 
(Next will be Physical AI라 해놓고 로봇주를 투자하지 않은게 한이다)
엔비디아의 영감을 받아...



남은 기간은 예창패 사업계획서 작성!

올해는 예산안 확정이 늦어지면서 중기부에서 시행하는 각종 창업 지원사업들도 모집공고가 늦게 나왔다. 기회인가...?
내가 인턴을 하고 있던 기간 동안, 우리 팀 내부에서 서비스 개발이 상당히 많이 진척되어있었다.

개인적으로 매사 열심히 살아가고, 그걸 단단히 지탱하는 가치관과 철학을 가진 사람을 respect하고 좋아하는데(물론 그 이전에 나도 이런 사람이 되려고 노력한다), 우리 팀에서 그걸 봤던 것 같다.
1월에 flutter로 기본 틀을 잡긴 했지만... 인턴 기간으로 인해 신경을 많이 못쓰고 있었는데, 그 1달 동안 우리 팀에서 만들어낸 변화가 나를 다시 창업의 길로 인도했다.

인턴이 마무리되는 시점...설 연휴쯤부터 사업계획서 작성을 시작해, 2월 말 개강 전까지 거의 하루종일 사업계획서 작성에 공을 들였던 것 같다.



새로운 학기의 시작

3학년이 되었다. 분명 입학할 때가 엊그제 같은데....
1학년때 느꼈던 3학년의 무게가, 막상 3학년이 되고나니 생각보다 별거 없는듯한...?
새로운 마음가짐

그래서 3학년이 된 나의 목표는, 올해는 '창업', 'UGRP'만 보고 살겠다고 다짐했다.
둘다 상당히 규모있는 프로젝트라, 병행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지만 이미 선례를 보았기에..ㅎㅎ
(결과를 놓고 보면 물론 동일 비중으로 시간을 투자하진 못했지만, 나름 성공적이었다고 본다)


TVA 11기
+) 기술벤처리더과정도 입학




3월

예창패, 창업중심대학 지원

2월에 각종 사례들을 참고하고, 멘토 분들께 자문 요청도 드리며, 결국 마침내 지원을 완료했다.
접수 완료!

작년에는 몰랐는데, 지원사업들에 세부 기준들이 있어서... 꼼꼼히 확인하고 작성하는 절차를 진행했다. 따로 회의도 여러번 잡고, 내용 정리에 공을 꽤나 들였던 것 같다.
(그 덕분에 이때 작성해둔 사업계획서가 25년, 거의 끝나가는 시점에서도 유효한 내용들이 상당수 있는듯하다)


3학년 학교 생활 적응기

매년 2월 말 ~ 3월 초중순쯤이면, 학교에 신입생도 들어와서 그런가...?? 약속이나 동아리 회식들이 몰려있다. (그래서인지 일과 관련해서는 기억에 남는게 많이 없는듯)

나는 UGRP랑 창업만 하겠다고 다짐했기에, 동아리 활동은 할 계획이 없었지만...!
창업 동아리나 UX/UI 동아리에서 창업 관련한 도움을 요청받아서 다녀오고...
신입생을 위한 창업캠프에 선배 창업자 역할로 초청을 받아 부산에 1박 2일로 다녀오고...

나도 아직 많이 부족한 것 같은데, 막 입시를 마치고 나온 신입생의 입장에서 내 경험이 도움이 된다는게 신기했다.


창업캠프가 정확히 GPT 4o image generation 모델이 공개된 하루 뒤라, 그걸로 30분만에 발표 자료 준비하는 퍼포먼스(?)를 했던 기억이...ㅋㅋ
(tmi: 나는 2024년 5월?까지 GPT plus를 구독해서 사용하다가 Gemini Advanced부터 제미나이로 갈아탔었는데, 저 이미지 모델 때문에 둘다 구독했다)
지금은 나노바나나 프로가 나와서 아쉬운 성능이지만...
그 당시에는 진짜 혁명이었다



4월

정부지원사업의 불합격, 하지만 우리는 우리 대로.

3월에 지원했던 예창패, 창중대 모두 서류에 광탈해버렸다...
솔직히 그때는 "서류가 완벽해보였는데 왜!?" 싶기도 했는데, 돌이켜보면 1달만에 개발하고 검증하고... 시간이 부족했던 것 같다.
이후에 발표도 여러번 다니고, 업계에 여러 관계자 분들을 만나고 나니, 아무래도 중요한 건 서류로 잘 포장하고 말로 커버를 하는 것보다, '이게 진짜 고객이 원하는, 필요한 걸까?'에 대한 고민. 그리고 그에 대한 논리적인 검증(전문성이나, 실제 경험 등)이었던 것 같다.

여튼.
그 후에도 계속 k-startup에 들락날락하며 새로운 지원사업들을 찾고...지원하고...

이때부터였나? 작년 11월부터 협업을 할 때마다 느낀 건, 팀이 각자 물리적으로 떨어져있다보니 일이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건지... 어떤 의견이 있는지... 교류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팀 내 정기회의 문화를 만들고, 그걸 지금까지 유지해오고 있다.
(내가 대표자로 활동하기 시작하면서 개인적으로 가장 잘 만들어놓은 시스템인듯하다. 지금 이런 회고를 할 수 있는 이유도, 모두 그때 기록해놓은 문서들 덕분이기 때문이다!)


그러다 팀원의 제안으로 콘텐츠진흥원에서 AI 특화 콘텐츠 아이디어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을 발견하고...
기한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예창패 서류(진짜 서류만큼은 최선을 다했었다)를 바탕으로 필요 서류를 작성해 지원 완료!


얼마 후...


서류 합격...! 앞서 불합격을 맛봤기에 이번에는 물, 불 가리지 않고 곧바로 서울로 올라가게 되었다. (캘린더를 확인해보니 시험 바로 다음주였다...)
발표평가가 오전 10시 30분이었어서, 대구에서 아무리 빨리 출발해도 제때 도착할 수 없었던... 결국 수업 끝나고 전날 밤에 출발해 캡슐호텔에서 묵었다.

작년에도 벤처스카우트 활동을 하면서 서울 출장을 자주 다녔지만, 수입이 없던 상황에서 솔직히 출장비가 부담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기에, 내 시간과 노력, 그리고 비용까지 생각해서 서울에 발표하러가는 마음가짐이 남달랐다.
서울로 향하는 길에, 자기 전에, 발표 당일날, 끝까지 발표 연습하고 발표 순간을 기다렸다.
(이때가 어쩌면 불확실성이라는 폭풍 속에 정면으로 들어갔던 순간이었어서 그런지, 가장 발표할 때 긴장이 많이 되었던 것 같다. 지금은 더 큰 행사에, 거대한 스크린 앞에서 발표를 하더라도 발표를 시작한 순간 만큼은 오히려 마음이 편안하다)
발표를 마치고..




5월

학교 생활도 잊지 않고

4월엔 큰 이벤트가 있었어서...ㅎㅎ 크게 학교 생활은 기억에 남는게 없는 것 같다. (그렇다고 소홀히 하진 않았고, 몰랐는데 중간고사도 괜찮게 본 편(컴퓨터비전개론은 거의 다맞았던...?)이었다.)

UGRP는 참... 진짜
인턴할 때 환경세팅을 하는데 1주일 걸렸던 것 그 이상을 f1tenth 차체를 움직이기 위해 거의 3달 동안 붙잡고 있었다... ㅋㅋㅋㅋ

소프트웨어 문제)
f1tenth가 지원하는 버전(ROS2 foxy)을 위해서는 Ubuntu 20.04가 필요했고, 그걸 위해서 다시 Nvidia Jetpack 5.1.3 버전이 필요했다. 이렇게 알고보면 간단한걸 거의 한 달동안 했나? 물론 중간에 OS가 손상이 된건지, 부팅이 안되는 문제가 있어서 고장난줄알고 식겁했던 기억이...

하드웨어 문제)
1. Nvidia Jetson orin nano board와 Bluetooth 동글 호환 이슈
2. 차체의 Jitter 현상(이건 11월까지 안고갔던 문젠데, PID 조절보단 open loop hysteresis에 있음으로 종결)
3. Lidar 연결 시 wifi 연결이 불안정한 이슈

이외에도 외부 디바이스(조이스틱)이 실행 권한이 없어서 입력을 받지 못하던 문제, CMake/python 패키지 등 버전 충돌 관련 문제들 등등...
진짜 자동차를 제대로 굴려보기까지 거의 9~10월은 되어야 했다.
UGRP 트러블 슈팅


첫 지원사업 합격의 순간

4월에 다녀온 발표 결과, 드디어 내 스스로 지원사업을 따냈다.
물론 이 사업이 사업자금 지원도 있지만, 돌이켜보면 기관에서 제공해준 다양한 프로그램들, 멘토링들을 통해 배워가는게 더 많았던 것 같다.
한때 유행하던 GPT의 훈수

나름 chatGPT가 아니라, 그 이전 GPT3 시절부터 관심있게 찾아보던 사람으로서,
Gemini로 갈아타긴 했지만 그동안 데이터가 많이 쌓였나? 허허...

친구의 권유로 한번 해봤는데, 생각보다 참 맞는 말들을 해줬다.
바로 지원사업에 합격하기까지의 순간, 내가 했던 행동들이 "Just Do It"이기 때문.

예창패의 평가의견에서도, 그리고 이번 지원사업 발표 평가에서도, 항상 나오는 질문/코멘트는 'GTM 전략과 기존 앱출시/사업화 경험이 있는지'에서 나왔다.
이런 것들이 보완되지 않고서는 어렵다는 한계와 동시에 부족하더라도 충분히 보완해나갈 수 있겠구나라는 인상을 발표 평가에서 심사위원분들께 드렸던 것 같다.

그렇게 다시 올라간 서울, OT를 듣고 팀원들과 의기투합하며.
서울은 멀리서 보면 예쁜 곳인 것 같다...ㅎㅎ



나의 기술이 실제로 가치를 창출하는 일

아마 기술벤처리더과정을 하기 전까진 내가 갖고 있는 개발 능력이 가치를 만들어내려면 가장 빠른게 자체 서비스를 개발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flutter로 앱을 만든 것 처럼.

하지만 우연한 계기로 그 시점이 앞당겨지게 되었다.
TVA 첫시간, 다른 대표님들(확실히 기술경영과정이라 그런지 자리잡은 기업체의 대표님들이 많이 계셨다)과 교류하는 과정에서 '콘텐츠'라는 접점으로 한 제안을 받았다.

처음에는 우리 팀이 개발 쪽 백그라운드를 갖고 있고, 업체는 스튜디오라 콘텐츠 제작 쪽 백그라운드를 갖고 있어서 협업하는 방향으로 논의를 했었는데, 아무래도 우리는 추리쪽이다 보니 접목시키긴 어려웠다.
그래서 다른 제안으로 내가 개인 자격으로 콘텐츠 제작 프로세스 효율화를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방향으로 받았다.

처음엔 협업 형태가 아니라 좀 망설이긴 했지만, 아무리 컴공이라도 쉽게 못할 경험이란 생각에 제안을 수락하고, 일을 하면서 오히려 우리 서비스보다 더 빠르게 가치를 창출할 수 있게 되었다.
(기존엔 애니메이션 제작자분들이 프레임 단위로 손수 모션을 만드시던걸 내 프로그램으로 한번에 전체 모션을 생성하면, 자연스럽게 수정하는 작업만 거치면 되어 업무 효율성이 대폭 올라갔다고...!)

캐릭터의 행동 같은건 자동화가 어렵지만, 말을 할 때 입모양, 혀위치 등은 자동화가 가능할꺼라 생각하셔서 받은 제안이었다.
실제로 내가 보기에도 가능해보였고, 관련해서 미팅하면서 구체화해나갔다.
작업 중...녹음파일만으로 애니메이션 만들기

이렇게 개발을 진행하며 '어떻게 하면 더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을까' 고민하시는 대표님의 마음가짐에 공감하며 도움을 드리고, 다른 회사는 어떻게 일하는지 팀의 분위기, 방식을 엿볼 수 있는 기회였다!


또 덕분에 마침 지원사업 OT 때 알게 된 자부담금 10%의 존재, 그리고 출장비(프로그램이 있을 때마다 서울로 와야하는데..), 기계장치 구입비(ios 개발용 mac...)가 불가능하다는 점에 대학생 신분의 대표 입장에서 솔직히 좀 골머리를 앓고 있었는데, 그걸 해소할 수 있었다.
로컬로 LLM을 돌리고 싶어서 옵션을 꽉꽉 넣었던...
노트북 16GB 램으로 안드 애뮬을 돌리면 Working set이 벅차보여서
투자의 측면에서 처음으로 내돈내산 장비 구매

5월에 시작해서 5월에 적긴 했지만, 7월까지 주요 업무 중 하나였다!




6월

어느덧 6월, 1학기 종강을 향해

기계학습개론, 컴퓨터비전개론 같은 ML을 다루는 과목의 임팩트도 분명 컸지만, 아무래도 AI쪽은 커리큘럼이 트렌드를 쫒아가지 못하기에 오히려 시스템프로그래밍 과목이 인상에 남는다.
물론 최종 과제가 팀플이라 그런 것도 있겠지만, 올해 계속 Linux를 사용해오면서 시스템이 어떻게 구성되고 돌아가는지 정도는 이해할 수 있게 되어 흥미가 생긴듯하다. 특히 UGRP할 때, 시프에서 배운 내용이 직간접적으로 필요하거나 반대로 수업 시간에 디버깅하며 알게 된 개념을 배우면.. 그때 오는 쾌감이 있다.
UGRP로 Jetson orin nano와 그렇게 씨름을 많이 했는데, 라즈베리파이 정도야.
과제는 Socket 통신으로 오셀로(?) 비슷한 게임을 구현하는거였다.
이때 클라이언트는 자신만의 알고리즘으로 자동으로 수를 놓도록 만들어야 했는데, 상대의 미래를 예측하거나(계산량이 많기에 시간제한 존재, 우리 팀의 방법) Greedy하게 하기도 했다.
 
이번 시험부터 지원사업이란 의무가 생겨서, 시험기간에도, 시험날에도 창업 활동을 이어갔던 것 같다.


본격 사업화 활동의 시작

지원사업 지원금으로 사용할 수 있는 비목이 이렇게 한정되어있을거라곤 알 길이 없었다.
해외결제도 증빙 문제로 인해 불가능함을 알게 되고...

하지만, 우린 필요한게 많았다. 그 중에서도 지식재산권 같은 경우, 모두가 인정하면서 필요한 항목이라 가장 먼저 신청했다. (영업(?)에 당해서 우선심사로 신청했는데, 돌이켜보면 상당히 자금 활용이 아쉬운 면 중에 하나다..)
그 다음 신청한 건, 디자인 개선 외주. 아무래도 우리 팀에 디자인 전문 인력이 없다보니 아쉬운 부분들을 의뢰하고자 했다. (급하게 진행하느라 가장 먼저 연락이 온 분에게 맡겼는데, 허허.. 분명 개선된 부분이 있긴 하나, 거의 새 페이지 디자인하는 금액을 지출했는데 바뀐게 거의 없어서 실망한...)


지금 생각해보면 절대 안할 행동들이긴 한데, 이 시기에는 정말 모두 새로웠고 하루하루 증빙서류 작성이며 각종 연락이며 컨텍을 하다가 일에 치여 살았던 것 같다.

챙겨야 할 것들, 작성해야 할 것들이 산더미인데, 정작 우리 서비스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이때부터 점점 흐려지기 시작했다. (아래 기술할 내년 목표에도 연관된 부분!)





7월

올해의 노래: Golden

지금까지 내용들이 다 창업, 아니면 학업을 키워드로 하고 있어서 너무 무미건조한가...?
이번에는 가볍게, 그렇지만 올해 어쩌면 하반기를 빛나게 해준 중요한 이벤트를 돌아본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 이 회고록의 제목에도 영감을 주었고, (아마) 올해 내가 가장 많이 들은 노래가 이 OST이지 않을까 싶다.

처음에는 "미국에서 만든 K-POP 애니가 있다, 근데 그게 전세계 1위를 했다"는 소식을 접하니 봐볼까? 고민하다가 바쁜 일에 치여 못보고 있었다.

그러다 7월 첫째주 일요일이었다. 정확히 이때 오후에 일들도 다 처리했고, 좀 시간이 나겠다 온전히 영화에 집중할 수 있겠군 싶어서 보기 시작했다. (기본 2~3시간 할 줄 알았는데, 1시간 반? 정도라 놀랐다)
노래의 임팩트가 강렬했다

첫인상: How It's Done의 선명한 기억..

개인적으로 영화에 노래가 나오는 뮤지컬류를 선호하지 않는 편인데, 이 영화만큼은 진짜 노래가 너무 좋았다. How It's Done이 나올 때부터 완전히 영화에 푹 빠졌다. (노래는 이미 많이 나와있었어서 들어봤는데, 영화랑 같이 들으니 완성도가 훨씬 올라갔다)


그렇다면 왜 올해의 노래로 Golden을 꼽았느냐.

여러 케데헌 분석 글, 영상들을 봤기도 했지만, 확실히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인정하고 나아가는데서 그 서사가 공감대를 불러일으키는 것 같다. (물론 처음 볼 때 이렇게까지 생각하며 보진 않았다)

처음에는 단순히 노래가 좋았고,
의미를 이해하고 나서는 거기에 감동했으며,
결정적으로 7-8월 위로 꺾여버린 케데헌의 그래프처럼,
마찬가지로 나도 남은 하반기를 끊임없이 성과를 만들어냈다.

5월의 "Just Do It"의 교훈을 그대로 실천하며 성과를 만들어냈던 순간,
이제부터 시작한다.


경진대회에 나가다

아무리 내가 벌어서 팀에 투자한다고 해도, 지원금으로 활용할 수 없는 비용들을 전부 내가 감당하는 것도 어려운 노릇. 처음에는 발표에 대한 부담감보단 현실적인 생각이 컸어서 대회에 지원했다.
오...! 서류 합격
발표 당일은 참...폭우가 쏟아지던 날이었다.
진짜 우리학교보다 대구대가 더 외진곳에 있었구나..바지도 다 젖고 난리도 아니었다.

발표하는 팀은 6팀, 수상 팀은 3팀. 50% 긴 했지만... 쟁쟁한 팀들이라 상을 타면 좋고(현실적인 생각), 안되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시상 규모가...지금 봐도 상당하다)

그날의 일기에 따르면 발표를 시작 사인 없이 갑자기 시작해버려서 당황했지만, 눈을 맞추며 고개도 끄덕여주시는 심사위원분 덕분에 자신감을 얻고 발표할 수 있었다고...!
시간도 8분 50초 대로 끊고, 중간 애드리브에, 질의응답도 시간을 꽉꽉채워서 받았다.

그렇게 긴장감 속에 수상을 기다리다...수상자로 호명되고, 심지어 장려상이 아닌 우수상을 받았다.
작년 첫 창업상을 타고, 처음 나간 대회에서 높은 수상

끝나고 재밌겠다고, 꼭 계속 만들라고 독려해주시던 심사위원분이 아직도 기억에 선하다.



그로부터 2주 후 다시 받은 상.
지원사업의 연장선에서 IR 데모데이를 했었는데, 거기서 또다시 상을 받았다.
사실 앞선 대회 덕분에 크게 수상에 대한 욕심이 없었다. 오히려 PT 능력이 상당하신 대표님, 경력이 많으신 대표님들을 보면서 부족함을 느끼고 있었다.
어차피 참가해야 하는거(의무였음),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으로 발표했다.
(앞으로 받을 상들도 다들 쟁쟁한 팀들이 많아 늘 '이번에는 어렵겠군'하는 생각이 들지만, 계속해서 해내왔다.) 
기대하지 못한 수상

의무적이었던 지원사업 발표, 현실적인 문제가 엮인 대회 지원.
이전까지만 해도 이런 어떠한 강한 동력이 없다면 발표에 대한 부담을 꽤나 느끼고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이 기점으로 발표하는데 큰 거리낌이 없이 기회가 있다면 전부 나가게 되었다.
우리 아이템을 믿고, NN번의 발표 연습을 믿고.



8월

협력 업체가 생기다

사실 콘텐츠 플랫폼으로서, (지금도) 콘텐츠를 어떻게 많이 확보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컸다.
MVP까지는 팀 내에서 직접 제작할 수 있어도, 내부에 전문 작가나 콘텐츠 쪽 업계 종사자가 없던 상황이었기에 자체 제작을 이어나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추리 콘텐츠 관련해서 계속 찾아보면서 항상 나오던 업체와 컨텍.
사실 미팅은 7월에 진행(서울에 교육도 들으러 갈겸!)했지만, 사정이 생기셔서 큰 진전이 없었었다.

그러다 8월, 협력하고자 하는 마음이 이어져 다시 미팅을 진행하고 본격 콘텐츠 제작 협력에 들어가게 되었다...!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

총 창작자 4분 모집(최종 진행은 2분만 진행), 총 5개 작품 제작 의뢰.

디자인 외주도 그렇고, 처음 외부에서 협력을 진행하는 것도 그렇고, 결국 중요한 건 동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 호기심 혹은 금전적인 목적성 등 외적 동기를 띠는 경우에 금방 사그라지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반면 '재미'를 비롯한 내적 동기를 수반한 경우, 같이 협력하는 내내 뭔가 많이 고민한 흔적이나 협력 과정에 있어 미팅 준비 등의 성의가 보여서 개인적으로는 좋았다.

능력이냐 열정이냐.
나는 같이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열정을 가진 사람과 일하고 싶다.



개강 전까지 창업, 그리고 또 창업 

방학 때 서울 당일치기로 4번 정도 다녀왔나?
확실히 서울이 인적 인프라 면에서는 압도적으로 좋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열정과 능력을 갖춘 사람들, 그리고 그런 모임들도 많고 행사도 참 많았다.
(물적 인프라만 놓고보면 지금 살고 있는 대구나 다른 도시들이 살기엔 쾌적해서 좋은듯)

당일치기 출장을 갈 정도의 시간적, 비용적 효용이 있는가? 고민을 해봤을 때 항상 +가 나왔었다.
비용은 이제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수준

물론 이때 행사들이 몰려있어서 자주 갔던 것도 있지만...
달에 1번쯤은 주요한 행사가 있다면 참가하고, 사람들과 교류하는게 견문을 넓히는데 확실히 참여할만 했다.


나노바나나의 등장

마침 이 시기, 나노바나나가 출시되어 내부에서 테스트를 해보고 있었는데, 행사에서 관련하여 언급해주시는 것을 보고 참 트렌드가 빠르게 반영되고 있구나를 느꼈다.
(이전까지는 링크드인, 스레드 등 온라인 매체를 통해 AI 소식을 접함)




9월

개강, 그리고 첫 학회 참석

정확히는 8월 말 개강했지만, 분량 상 9월에 작성한다.

새학기를 맞이하는 나의 마음가짐은, 더욱이 '창업'과 'UGRP'에 집중하자는 생각이었다.
(실제로 하루 2개 남짓한 수업을 들으며, 수업 듣고 오후에 사무실에서 일하는 생활을 반복했다)
(그리고 이상하리만큼이나 이번 학기 과제에 대한 부담은 크지 않았어서 더더욱 생각대로 되었다)

UGRP는 이전부터 해오던 '실차 환경', 그리고 연구 목적의 'Simulator 환경'. 2가지 방향으로 진행하게 되었다. 실차의 경우 우리가 경험한 대로, 다양한 물리적/환경적 요인으로 인해 실험이 어려운 경우가 많아 연구용으로 하기엔 적합하지 않았다. (공간에 대한 문제도 존재)
그래서 시뮬 환경에서 연구를 진행하게 되었다.

학회는 우리 학교에서 열렸어서, UGRP로 연구했던 것들을 정리해 발표할 기회가 생겼다.
그래서 개강하자마자 학회에서 발표할 내용들을 정리하는데 힘썼다.
연구 내용은 Physical AI의 연장선으로, Autodrive Simulator에서 VLM을 결합해 agentic하게 레이싱하는 방법을 구상했다.
(사실 7월 말에 다시 논문발표를 했었는데, 그때 발표했던 내용이 LLM decision making이었어서 관심있게 찾아보다 정식 주제로 채택되게 되었다)
여기서 논문 발표 때는 기존 E2E 자율주행 시스템이 Long-tail 시나리오에 약하다는 문제가 있어서 LLM을 도입했다는 흐름으로 이어졌었는데, Autodrive Simulator의 경우 대부분 변수가 없는 대다수 Head 시나리오였어서 기존 시스템과의 차별성을 강조하는데 아쉬움이 남았다.

첫 학회 참여

연사자들의 발표, 포스터 발표, Banquet, 주변 부스들...

이거 창업행사랑 똑같은데 주제만 다른 느낌 아닌가!? 싶었다.
그런데 분위기도 유의미한 차이가 있어서 좀 신기했다.

포스터 발표를 하면서 느낀건, 창업은 좀 더 적극적으로 영업(?)을 한다면, 학회는 질문하시거나 설명 요청을 받을때만 답변드리는 느낌에 가까웠다.
Banquet도 뭔가 정적이고 창업행사보다 더 Formal한 느낌?

물론 이정도로 일반화하긴 어렵겠지만, 특정 분야의 연구자들끼리 모이는 학회와 다양한 사업군의 기업인들이 모이는 창업행사의 특색을 엿볼 수 있었던 대목이었다.


어느덧 성숙 단계로 접어든 창업 활동

내가 대외적으로 여러 일들을 하고 있는 동안, 우리 팀 내부에서는 앱 개발 고도화 작업을 진행 중이었고, 그 전까지 웹이나 apk 파일로 다운받아야 했던 우리 앱이 드디어 구글 플레이에서 다운받을 수 있게 되었다. (클로즈 베타라 공식 배포는 아니지만, 더이상 보안 문제는 걱정 없게 됨)

추리,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 위주로 플레이를 시켜보고 유저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하였고,
우선심사 해놓은 상표는 등록 완료, 시나리오 제작도 마무리, ...
슬슬 뭔가 큰 변화라기보다는 디테일한 개선 위주로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학교에서 받은 상

그리고 원래라면 AI학회 일정으로 학교에서 하는 창업경진대회에 나가지 못했을텐데, 내가 서울 일정이 생기는 바람에...ㅎㅎ 못가게 된 거 경진대회까지 참여하게 되었다.
(동일한 경진대회를 작년에도 나갔었는데(아이템이 갈팡질팡하던 시절), 어느덧 학교 창업팀의 나름 고인물(?)의 위치까지 올라왔다는 게 참... 격세지감이다) 




10월

추석, 중간고사, 쉼

여기까지 보면 올해는 진짜 쉴틈 없이 달려온 것 같다. 작년엔 밤에 드라마 볼 시간도 없이 바빴던 것 같은데, 정작 올해가 더 기억에 남는다. (UGRP, 창업이라는 메인 키워드가 있어서 그런가?)

올해 추석 연휴는 예년보다 길었고, 그 덕에 나도 잠시 쉬어가는 시간을 가졌다.
(추석 바로 다음주가 중간고사였는데, 오히려 마음은 더 편안했다)
연휴가 한창이던 날, 제주

제주도의 풍경은 가히 예술이었다.
매일 하루종일 모니터만 쳐다보다 오랜만에 산과 바다가 넓게 펼쳐진 모습을 보니... 확실히 달랐다.
(왜 사람들이 여행을 다니는지 알 것 같기도...?)

10월은 앞만 보고 달려오던 지난 날의 나에게 찰나의 변주를 주었다.




마침 크라임씬 제로가 공개되어 밤에는 이걸 보면서 시간을 보냈다. (확실히 넷플릭스의 스케일이 달랐다)
작년까지만 해도 추리 콘텐츠에 관심은 있지만 따로 찾아보진 않았었는데, 추리 콘텐츠 플랫폼을 준비하며 보다 보니 계속 찾아보게 되었다...ㅋㅋ

여고추리반1/2/3, 크라임씬 리턴즈/제로 그리고 추리는 아니지만 우연히 유튜브에서 Life's Game을 보고, 데블스플랜 1/2까지 보게 되었다.

확실히 어떤 상황을 보고 단서를 조합해 추리하는 활동이 PS의 관점에서 논리정연하고 맞아들어가는 재미가 있는듯하다. 
올해 내가 본 콘텐츠의 50% 이상은 이쪽 장르일 것이다





11월

마무리되어가는 UGRP

학회 발표로 연구는 마무리하고, 다시 실차를 제어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ICCAS의 일환으로 개최된 대회에 참가하고자 시험이 끝나고 거의 2~3주 동안은 여기에 집중했던 것 같다.
대회 참여!
엄연히 말하면 대회 전날까지 테스트하다 부품 하나가 부러져 정상 참여하지 못했다


학교에 공간이 없어서 지금까지 랩실에 작은 공간에서 테스트하다, 이 기간만큼은 학교 홀을 빌려 제대로 집중했다. 
드디어 제대로된 레이싱 테스트


VESC tool 이슈, 모터 튜닝 이슈 등등 각종 하드웨어의 제약을 해결한 순간, 마침내 제대로 주행할 수 있게 되었다. 알고리즘 짜는 방향에 대해서 하루~이틀 내 짧은 시간 만에 논의 후 바로 구현했다.
(하드웨어 이슈만 아니었다면 알고리즘 개선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었을텐데...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시뮬레이션 환경에서도 그랬지만, 레이싱 환경이 변수가 많은 복잡한 환경이 아니다보니 위와 같이 단순히 경로를 여러개 만들어두고, 장애물과의 충돌이 없는 경로(lidar sensing)로 이동하도록 했을 때 충분한 Robustness를 보였다.


UGRP를 하면서 느낀 건, 하드웨어를 다루는 환경은 소프트웨어 이외의 원인들을 추론하는게 중요하다는 점이었다. 아무리 소프트웨어를 잘 만들어놓아도 하드웨어에 이상이 있으면 의미가 없어지는 경우(차체의 무게중심 차이로 살짝 기울어 Lidar가 바닥을 감지하는 case 등)를 UGRP를 하면서 수도없이 만나왔다.
따라서 이번 UGRP를 통해 어느 한가지 측면에 국한된게 아니라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모두의 관점에서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게 되었다는데 의의를 두어야겠다.
(하드웨어 전문가의 필요성, 그리고 같은 문제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도)



다시 한번의 의기투합

9월에 학교 창업경진대회에서의 수상을 계기로, 4대 과기원 연합 경진대회까지 참가하게 되었다.
그에 따라 급히 기술적인 내용을 보완하고 IR 수정에 들어가게 되었다.
4대 과기원 창업팀이 한자리에 모이는 자리

이번 대회는 지금까지 내가 참여해온 대회들과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확실히 과기원이구나를 느끼게 해준 논문 등재 이력, 특허 보유 현황 등 기술력 과시를 중심으로 이어졌다. (내 경우 학부생 입장에 아직 논문 작성을 해보진 않은 상황이라, 기술력 관련해서는 크게 어필할 포인트가 부족했다) 창업 아이템 같은 경우도 보편적인 IT 창업이 아니라 새로운 분야가 많아서 신선했다.
어쨌거나 '창업' 경진대회였기에, '충분한' 기술력 + 시장성을 겸비한 팀이 상을 가져갔다.

시장성만 보유한 학부생, 기술력을 갖춘 석사생, 기술에 초점을 맞춘 박사생 등 PT 스타일이나 발표 맥락을 봤을 때 그 차이가 굉장히 확연히 드러나서 신기하면서도, 기술적 해자에 대해 고민하게 해준 대회였다.

지금까지 우리 아이템은 기술과 시장성이 잘 조화되어 높은 평가를 받아 왔는데, 이번 대회에서는 그 기술의 깊이가 충분한 경쟁력을 만드는가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는 점에서 다음을 생각하게 되었다.
참가상, 다른 과기원은 어떻게 창업하는지 엿볼 수 있었던 기회



같은 주 금요일, 서울에서 지원사업의 성과를 공유하는 자리가 있어서 참석했다.
뉴스 기사에서나 접하던 IPO까지 하신 대표님, AI의 흐름을 타서 빠르게 성장 중인 기업의 대표님 등 선배창업자 분들과 AC/VC 분들이 많이 오셔서 교류하는 자리였다.

행사장의 열기, 거의 10개월 만에 모두 모인 우리 팀.
내가 어떻게 창업의 길로 들어왔고, 아직까지 유지할 수 있었는지를 보여주었던 순간이었다.

그동안의 노력들, 함께 쌓아온 시간들, 그 순간순간이 따로 말하지 않아도 생각이 났다.
온라인으로는 느낄 수 없는, 오프라인이 주는 가치를 여기서 느꼈다.
사람들간의 '링크'되는 느낌, 거울뉴런은 오프라인에서 상당한 힘을 발휘했다.

다른 팀들과도 교류하고, 서로 응원해주던 그 시간에서 뭔가 살아있음을 느낀 것 같다.
(생일 하루 전, 선물 같은 시간)


감사하게도 이런 자리에서 올해 마지막 수상을 거머쥘 수 있었다.
올해의 피날레






12월

새로운 변화의 바람

어느덧 창업 팀이 구성된지 1주년이 되었고, 학교에 입학한지는 벌써 3년이 지났다.

생각해보면 팀 내부의 변화는 4월에 내가 정기회의 문화를 정립한 이후 크게 없었던 것 같다. 물론 일들은 계속 새롭고 발전된 것들을 했지만, 조직 문화나 팀 내 변화는 크지 않았다. (대부분 학기 중에, 여름엔 너무 바빴어서 안정된 팀의 분위기를 추구했던 것 같다)
그러다 12월 1일, 새로운 팀원이 들어오게 되었다. 인원이 많을수록 관리의 문제, 소통의 문제가 따르기에 그동안 팀원을 늘리는 것을 지양하고 있었는데, 이야기를 들으니 "이 분은 확실히 우리 팀에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기존 팀원은 1년 간 함께 했기 때문에 알고 있는 것들을, 새로운 팀원은 알 수 없기에 처음으로 팀의 비전, 문화, 일하는 방법들을 정리해서 온보딩 프로세스를 구축해보았다.
인원이 늘어난 만큼 새로운 협력 문화, 그리고 그동안 느꼈던 원격 근무 위주 환경의 비효율성을 개선하고자 전면적인 개편을 준비하고 있다. (자세한 건 따로 다뤄보려 한다)
지난 1년 동안은 오로지 앞만 보고 달려왔다면, 이제는 그동안 발생했던 문제와 비효율들을 점검하고 다음 도약을 기다릴 차례다.


이 글을 작성하는 시점은 어느덧 기말고사가 끝난지 2주가 지난 시기다. '2주 전에 내가 시험을 봤었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 이후에 한 일이 많지만, 당분간 이런 정형화된 시험은 나에게 없을거란 생각에 기록으로 남겨본다.
이번 시험도 늘 그랬듯, 열심히 블로그 게시물을 작성하며 전체 흐름을 요약하며 준비했다. 2학년 1학기부터 이렇게 정리해 온 글은 어느덧 200개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AI의 발전과 함께, 블로그 게시글에 포함되는 내용이 점차 고도화되고, 내가 재가공하는 능력도 좋아지며 점차 개선되는 글을 보면 참 성취감이 남는다.
90분의 수업을 듣다보면, 갑자기 '뭘 배우고 있었더라?' 헷갈리는 포인트가 나오곤 한다. 그게 바로 명확한 주제 의식 없이 수업을 들어서 발생하는 문제인데, 블로그를 쓰다보면 그게 사라져서 이런 공부법이 나에겐 잘 맞았다. (1학년 성적이 가장 좋은 건 절대적인 공부 시간이 많아서라고 하겠다)
그런 면에서 마지막 시험도 거의 1주일 공부한 것 치고는 잘 본 편이지 않을까 싶다.
3학년의 끝, 내년 휴학을 앞두고 이제 블로그의 방향성도 바꿀 시간인 듯하다. 그동안에는 정확히 시험 기간, 이미 정립된 내용에 대해 정보를 전달하는 글만을 작성해왔다면, 이제는 나만의 고민과 경험을 기록할 차례다. 바쁘다고 미뤄왔던 사색의 시간, 휴학을 계기로 실컷 기록해보자. (다만 이번처럼 통시적으로 작성하기보다는 주요 사건 중심으로 작성하기로...ㅎㅎ)




2026년을 준비하며

2026년은 아마도 내 인생에 있어 다시 한번 새로운 변화를 맞이할 해가 될 것이다.

첫번째 변화는 중학교 2학년 말, 창업을 하겠다고 마음을 먹은 이후 경영/경제에 줄곧 관심을 갖다 고등학교 2학년이 되기 전 겨울에 다시 이과로 전향하여 컴퓨터공학에 입문한 일(젠슨 황 등 기술 베이스 CEO가 많다는 까닭)이고,
두번째 변화는 그렇게 고등학교 선생님 덕분에 알게 된 과학기술원에 실제로 입학하여 지금처럼 커리어를 쌓아온 일이다. (이 환경이 아니었으면, 지금과 같이 마음대로 살지는 못했을 것 같다)

이렇게 두 번의 Big Wave를 거쳐, 어느덧 DGIST 생활도 3년 차.
학교라는 보금자리를 벗어나 다시 커다란 변화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번 만큼은 해야 할까 말아야 할까 굉장히 복합적인 이해관계가 엮여있는 문제라 개인적으로 참 많이 고심했었다. 그래서 이번에 작성하긴 어렵지만, 내년 혹은 언젠가 풀어볼 기회가 있지 않을까 싶다.


많은 것들이 편해지고 있는 시대다. AI의 발달로 이제 지식의 가치는 매우 저렴해지고 있다.
Physical AI 시대가 오고, 가정에 로봇이 보급된다면 노동의 가치는 어떻게 될까.
여기서 기술비관론을 주장하려는 건 아니다.
다만, '할 줄 아는데 여건상 아웃소싱하는 것'과 소위 그저 '딸깍 한번에 모든 걸 하려는 것'은 구분해야 한다.


"불편한 감정 속에 사람은 성장한다"

최근에 나는 잘 사용하던 Copilot을 끄고 코딩하기를 시작했다. Tab 한 번만으로 자동완성되던 코드를 직접 일일이 다 입력해야 한다는 불편함이 생겼지만, 동시에 내가 전부 짰다는 성취감이 생겼고, 실력이 있다고 자신할 수 있게 되었다.
여기서 나아가 안정적으로 살아가던 곳에서 벗어난다는 불편함을 마주하고,
학교라는 정해진 길이 아니라 아예 새로운 길을 만들어야 한다는 불편함을 마주하기로 했다.

내 인생에 3번째 커다란 파도를 맞이하기 전 남기는 글,
내 인생에 가장 정해진 것이 없이 불투명한 한 해가 될 것 같지만,
늘 해왔듯 2026년도 순간순간에 최선을 다해보자.



hyeon_B

안녕하세요! AI 기술을 이용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나가고 싶은 과기원생 Hyeon이라고 합니다. 저는 앞으로 인공지능 시대에는 지식을 '활용'하는 능력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일들은 인공지능이 뛰어난 모습을 보이지만, 인공지능은 데이터로 부터 연관관계를 학습하기 때문에 지식들을 새로 통합해서 활용하는 능력이 부족합니다. 인공지능이 뉴턴 전에 만들어졌다면 사과가 떨어지는 이유에 대답하지 못했을 것이고, 아인슈타인 전에 만들어졌다면 중력이 어떻게 생기는지 설명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따라서 앞으로 우리는 '본질'을 탐구하고 그 본질로부터 다른 곳에 적용하며 인공지능을 현명하게 활용해야 할 것입니다. 함께 인공지능 시대를 준비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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